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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솜

큰 액땜과 함께 찾아온 소중한 인연. 3개월 아기 비숑 입양기.

by 봄솜맘 2022.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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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18일. 우리에게 찾아온 작고 소중한 인연을 맞이한 날이다. 그로부터 3주가 다 되어 간다. 겨우 3주라니.. 느낌으로는 한 1년은 함께 한 듯, 벌써 우리 가족의 삶에 자연스레 녹아든 존재. 그녀의 이름은 솜이다.

 

아기 비숑 솜이

솜이를 데려오기 까지 정말 큰일이 있었다. 외동인 딸아이가 어느새 훌쩍 커버렸고 어렸을 때부터 항상 난 왜 친구들처럼 언니 오빠 동생이 없냐는 질문들을 하곤 했는데 그때마다 조금은 미안하고 안쓰러운 마음이 쌓여갔었다. 언니 오빠 동생은 만들어 주지 못하겠지만 마음을 나누고 교감할 수 있는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맞이해 줄 수는 있을 것 같은 마음이 항상 있었지만 아이가 너무 어리기도 했고 새로운 생명을 맞이하는 그 모든 감당은 온전히 내 몫이기에 선뜻 내리기엔 어려운 결정이었다. 하지만 이제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딸아이기에 어느 정도 마음의 여유가 생겼고, 딸아이의 외로움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고 한 생명을 책임질 수 있는 책임감까지 배울 수 있게 되기에 좋은 시기가 된 것 같아 강아지 입양에 대해 적극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나도 강아지를 너무나 좋아하고 키우고 싶은 맘이 항상 있었다. 어쩌면 아이보다도 내가 더 원했는지도 모를일이다. 중학교 시절 처음 맞이해 무지개다리를 건널 때까지 키우던 강아지가 있었는데, 그때는 지금처럼 반려 문화와 정보들이 많지 않던 시절이기에 지금이라면 더 잘 키웠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마음속에 항상 자리하고 있었다. 그저 예뻐할 줄만 알았기에 어떤 것이 강아지를 위한 것들인지를 잘 알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그렇게 강아지를 입양하고자 마음을 정하고 몇달 간을 이곳저곳을 지켜봤었다. 아무래도 평생을 함께 할 가족을 맞이하는 일에 신중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던 중, 가정견 분양글을 보게 되었고 정말 가정견인지 환경은 어떤지 보고 싶어 방문을 할 수 있을까 이야기를 해보았다. 그렇게 직접 아이와 함께 강아지가 있는 곳을 찾아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솜이의 형제들과 주인을 만날 수가 있었다. 솜이의 첫인상은 여느 펫 샵에서 볼 수 있는 그런 작고 앙증맞은 예쁜 인형 같은 느낌은 아니었다. 미니 비숑이 아닌 만큼 3개월 강아지임에도 불구하고 동생네 성견 포메 아이보다 우량해 보이는 덩치를 자랑했으며, 한쪽 눈은 아직 아이라인이 올라오지 않아 부분 부분 검게 끈긴 라인이 눈의 모양을 또렷해 보이지 않게 했고, 배꼽 탈장도 살짝 있는 아이였다. 그럼에도 아이가 그 강아지를 꼭 끌어안고 동생으로 맞이하고 싶다고 간절한 눈빛을 보내오는데 나도 이미 마음을 빼앗겨 돌아오는 차에 함께 하게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돌아오는 고속도로 초입쯤이 지날때 쯤, 갑자기 바로 옆 차선에서 같은 위치에서 달리던 차가 급 차선을 변경에 우리 차의 앞으로 끼어들었고, 간신히 급제동을 했지만 왼쪽 앞 범퍼에 살짝 부딪히며 그 차는 다시 자기 차선으로 돌아가서 멈추게 되었다. 그러면서 그 사고차 뒷 차들도 급제동이 걸리며 연속 추돌이 났고 뒤에 몇 차들은 반대편 차선 쪽 가드레일에 부딪히고 앞차와 부딪혀 앞 본냇까지 심하게 부서지며 상태가 심각해 보였다. 뒷자리에 앉아 있던 나와 아이는 너무 놀라 손발이 떨리며 눈물이 흘렀고, 불행 중 다행인 건지 우리 차는 연속 추돌을 피할 수 있었고 앞 범퍼의 살짝 긁힘 외에는 인명피해나 차 피해도 없었다. 정말 하늘이 도왔다고 밖엔 할 수가 없는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며 가슴을 쓸어내리곤 한다. 

 

또한 다행히 다른 차들도 엄청큰 인명 피해는 없었던 것 같다. 아마도 고속도로 초입쯤이고, 평일 낮시간이었지만 교통량도 많았던 구간이라 차들이 엄청 빠른 속도를 낼 수 없었던 영향도 있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도 정말 그 사고의 순간 영화에서 처럼 장면 장면이 슬로 모션으로 느껴졌고 사고의 순간은 순식간에 벌어지지만 그 찰나의 순간 속에 있던 나는 영겁의 시간을 지나온 듯했다. 그렇게 보면 정말 영상 속 사고들이 잘 표현된 거구나 실제로 이렇구나 하고 느낄 수 있었달까?

 

이렇듯 솜이를 새 가족으로 맞이하는 첫 순간부터 정말 생사의 갈림길에서 구원이 되고 보니 이 아이가 정말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처음 사고의 순간은 너무 공황이라 순간 이아이를 탓할뻔도 했다. 아니지 이내 곧 나를 원망하기 시작했었다. 강아지 한 마리를 데려오자고 그 한 시간이 넘는 길을 달려 이 사달을 나게 만들었나 싶은 원망 말이다.. 하지만 이내 곧 정신을 차렸다. 이 아이가 무슨 잘못이란 말인가? 이 아이가 사고의 원흉이라도 된단 말인가? 참 어리석은 생각을 했던 순간이 너무 미안해질 만큼 이내 너무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가족이 되었다. 이 빠른 시간에 말이다. 그만큼 솜이는 너무나 똘똘하고 사랑스러웠다. 집에 온 지 채 3주가 안 되는 이 시간에 벌써 앉아, 엎드려, 손, 코 까지 척척 배워내는 이 아이가 가히 천재견이 아닐까 싶기까지 하다. 

 

정말 큰 사고와 함께 맺은 인연인 만큼 오랜 시간 건강하게 우리 곁에서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 갈 수 있기를 바라며, 봄이와 동생 솜이의 소소하지만 소중한 성장일기를 함께 만들어 가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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